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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도서 리뷰|탄금: 금을 삼키다 - 서정과 잔혹의 경계를 오가는 조선 시대 비극적 서사

by 리딩Note 2025.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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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탄금: 금을 삼키다 - 서정과 잔혹의 경계를 오가는 조선 시대 비극적 서사

 

제목: 탄금: 금을 삼키다

장르: 역사소설, 미스터리, 가족 서사

배경: 조선 시대

평점: ★★★★★

죽음의 형벌 '탄금'과 한 가문의 비극적 이야기

"죽을 때까지 금을 삼켜야만 하는 형벌, '탄금'" - 이 소설의 제목이자 핵심 모티프인 이 잔혹한 형벌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알레고리로 작용합니다. 고가의 미술품 거래로 '돈왕'이라 불리는 조선의 거상 심열국의 가문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탐욕과 집착, 금기시된 욕망이 가족을 어떻게 파멸로 이끄는지 섬세하고 예리하게 그려냅니다.

잃어버린 아들, 얽혀진 삶들

외동아들 홍랑(8세)의 실종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10년 후 그의 귀환으로 본격적인 갈등의 소용돌이에 휩싸입니다. 감금된 채 자란 심열국의 딸 재이(9세)와 양자로 들어온 무진(11세)은 서로만을 의지하며 성장했지만, 홍랑의 귀환은 이들의 관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습니다.

세 인물의 복잡한 감정선

소설은 세 인물의 시선을 교차하며 진행됩니다. 재이는 처음에는 홍랑을 사기꾼이라 단정했지만 점차 그의 진심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금기시된 감정에 빠져들며 내적 갈등을 겪습니다. 무진은 자신의 위치가 위협받고 재이의 마음마저 빼앗기자 홍랑의 정체를 파헤치려 하고, 홍랑은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가문에 귀환합니다. 이 세 인물의 복잡한 감정선이 소설의 긴장감을 더합니다.

 

시대의 금기와 모순을 투영하는 거울

이 소설은 단순한 가족 드라마를 넘어 조선 시대의 신분 제도와 가부장제, 금기시된 욕망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내면을 예리하게 포착합니다. 특히 '돈왕'이라 불리는 상단의 화려함 이면에 감춰진 추악한 진실과 모순은 당대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믿고 싶은 것과 믿고 싶지 않은 것 사이에서 교묘한 외줄타기가 계속되고, 결국 시대의 금기와 모순, 그 추한 민낯이 드러나는 대반전에 이르러 모든 상황은 단박에 전복된다."

서사적 매력과 문학적 완성도

치밀한 플롯과 반전의 묘미

소설은 시작부터 홍랑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하며, 이 의문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복잡하게 얽혀갑니다. 각 인물의 시선에서 진실이 다르게 보이는 다층적 서사 구조와 마지막에 펼쳐지는 대반전은 독자를 충격에 빠뜨립니다. "과연 금을 삼킨 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소설 내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마치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듯한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서정과 잔혹의 경계를 오가는 문체

작가는 서정적인 문체로 인물들의 내면과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면서도, 잔혹한 현실과 인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특히 '탄금'이라는 형벌의 상징성과 그것이 인물들의 삶에 어떻게 투영되는지에 대한 은유적 표현은 문학적 깊이를 더합니다.

역사와 픽션의 경계에서

이 소설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 속에서 다루는 인간의 욕망과 비극은 시대를 초월한 보편성을 지닙니다. 역사적 배경과 상단의 생활상을 세밀하게 묘사하면서도, 인물들의 심리와 갈등은 현대인에게도 충분히 공감될 수 있는 요소들로 가득합니다.

결론: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

"탄금: 금을 삼키다"는 역사 소설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비극, 구원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서정적이면서도 잔혹한, 아름다우면서도 추악한 이야기는 마치 한 폭의 명화처럼 독자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작품은, 역사 소설과 가족 서사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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